
문화재 복원은 단순히 부서진 조각을 이어 붙이는 작업이 아닙니다. 보이지 않는 시간의 흔적을 되살려내는 과정이며, 그 근거는 물질뿐만 아니라 기록 속에 담겨 있습니다. 옛 문헌과 고지도는 오늘날 복원가에게 또 하나의 도구가 되어, 유물과 건축물의 본래 모습을 밝혀주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합니다. 특히 한국은 오랜 기록 문화 전통을 바탕으로 복원 과정에서 풍부한 자료를 활용해 왔습니다. 문헌 속에 남은 복원의 청사진조선 시대의 실록, 의궤, 사료는 문화재 복원의 기초 설계도와도 같습니다. 예를 들어, 왕실 제례가 열렸던 종묘의 복원은 『조선왕조실록』과 『국조오례의』 같은 문헌 기록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건물의 규모, 사용된 재료, 의식 절차 등이 꼼꼼히 기록되어 있어 복원 과정에서 이를 직접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