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물관에서 가장 흥미로운 것은 전시실이지만, 사실 그 뒤에는 사람들의 눈에 거의 드러나지 않는 또 다른 세계가 존재합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수장고는 그러한 공간의 대표적 예로, ‘전시되지 않은 유물’들이 오롯이 잠들어 있는 곳입니다. 일반 관람객에게는 철저히 비공개이지만, 이곳이야말로 박물관의 진짜 심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전시실에 놓인 유물은 전체 소장품의 일부에 지나지 않으며, 대부분은 적절한 온도와 습도, 빛을 차단한 환경에서 조용히 보존되고 있습니다. 수장고는 단순히 유물을 쌓아두는 창고가 아니라, 과학적 관리와 장기적 보존 철학이 구현되는 살아 있는 연구실입니다. 이 글에서는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가 지닌 의미와 그 속에 숨은 보존의 논리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수장고는 일종의 ‘시간의 금고’로..